대학 교수 비리 백화점인가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07/03 [17:04]

대학 교수 비리 백화점인가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07/03 [17:04]



미성년 자녀를 연구 논문에 끼워 넣고, 음주운전 사고에, 성추행까지 거점 국립대학인 전북 도내 어느 대학이 교수들의 잇단 비위로 물의를 빚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무용단 공연에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하고 장학금을 가로챈 교수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무용학과의 한 교수 연구실에는 A 교수가 운영하는 개인 무용단의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다. 그런데 A 교수의 온갖 갑질 행위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두 해 전 열린 개인 무용단 공연에 학생 19명을 출연료도 주지 않고 강제로 동원한 혐의다.

교육부 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받자 학생들에게 자발적인 출연이었다는 사실 확인서를 쓰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에 협조한 일부 학생에게는 실기 점수를 0점 처리까지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지난 2016년 학생들에게 학교 장학금을 신청하도록 한 뒤 의상비로 쓰겠다며 2천만 원을 챙긴 혐의도 재판에 넘겨졌다. 학생들은 교수 눈 밖에 나는 게 두려워 갑질을 참아야만 했다. 학생들은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무용계도 그렇듯이 교수들의 힘이 너무 세다고 말한다.

A 씨는 4년 전에도 학생을 외부 행사에 동원하는 등 갑질 논란이 일어 해임됐다가 소송을 벌여 교단에 다시 섰다. 도내 어느 방송국 취재진은 해당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해당 대학 교수들의 잇단 비위에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인문대 B교수가 외국인 계약직 여교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로 송치되자 교내에‘가해자를 엄벌 징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해당 대학은 각종 비리와 추문에 휘말려 거점 국립대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 대학은 ▲연구 비리 ▲외국인 여교수 성추행 ▲무용대회 채점표 조작 ▲기획처장 음주운전 사고 ▲장학금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비리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명성에 먹칠하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전북 지역 여성 단체들이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도내 모 대학 어느 교수에게 엄중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해당 교수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교수직을 유지해 2차 피해를 낳고 있다며, 엄벌을 내려달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교수는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공소장에 적시된 행위를 한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해당 교수는 지난 2014년 2월 자신의 차에 같은 대학 강사를 태워 이동하던 중 강제로 입맞춤을 하고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15년 12월에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어느 제자를 불러 자신의 허벅지를 주무르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교수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들은 총 4명이었다. 그러나 진술 중 일부가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안이어서 실제 기소로 이어진 것은 2건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는 언론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 보도가 계속 터져 나오자 지난해 3월 2일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그는 가족에 의해 조기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에 앞서 해당 대학교 학생들은 지난 해 3월 성명서를 통해“교수가 건강을 이유로 침묵하고 있다”면서“제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교수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는 제자를 비롯해 여러 여성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편 해당 교수는 직함만 뗀 채 여전히 교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교수도 마찬가지다. 두 교수는 모두 직위해제 상태에서도 일정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비난을 산 바 있다.

대학가가 교수들의 잇따른 성추행 사건으로 시끄럽다. 언론을 통해 성추행 사건이 알려진 대학은 한 두 곳이 아니다. 성추행 사건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 지성(知性)이라 일컫는 대학교수들의 비윤리적인 행태가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다.

아무나 돈만 내면 심사 없이 논문을 발표할 수 있는 '사이비' 학회에 참가한 국내 대학교수도 5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50개 대학의 교수 87명이 139건의 논문에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루된 자녀는 총 8명인데 이 중 2명은 국내 대학에 진학했고, 6명은 해외 대학에 갔다. 교육부는 해외 대학에도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통보했다. 대학 측의 부실 검증 정황도 드러났다. 대학들은 나머지 논문 127건의 경우, 자녀가 연구에 실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정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연구윤리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살펴본 결과 85건은 검증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85건 중 국가 연구비가 지원된 51건은 과기부·국방부 등 연구비를 지원한 부처가 직접 재검증해 연구비 환수 등 조치를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교수 자녀에 국한하지 않고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등재된 전체 논문을 대상으로 추가 실태조사를 펼쳤다.

56개 대학의 교수 255명이 논문 410건에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교수 자녀의 참여 행위가 21건 추가 확인됐다. 교수의 친인척·지인 자녀가 참여한 논문도 22건 확인됐다. 현재까지 논문 211건에 대한 대학의 자체 검증이 완료됐고, 부정행위 2건이 확인됐다.

(정복규 기자)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국병을 진단한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