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治癒) 농업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19/11/14 [16:38]

치유(治癒) 농업

새만금일보 | 입력 : 2019/11/14 [16:38]

 
우리나라가 1차 산업 농업국에서 급속한 산업화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급속도로 노령화가 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60세를 넘으면 장수했다며 자손들이 회갑연을 베풀었는데, 지금은 평균수명이 80을 넘어서 100세 시대로 인생 70 고래희란 말이 무색할 90을 넘은 노인들을 흔히 볼 수가 있다. ‘9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그리 알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장수를 구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노인의 비관자살과 젊은이들은 미래가 안 보인다며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가장 높을까. 해가 갈수록 노인에 대한 복지예산이 늘어 시,군마다 노인복지시설에 중점을 두고서 2,00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면단위까지 세비를 들여 노인복지센터라는 큰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데 이용도가 낮아 원래 시설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어쩌다가 시 단위 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하였는데, 밀폐된 공간에 공기도 탁한 강당에서는 트로트 대중가요를 신나게 부르며 그들먹하게 북적대고 있었다. 그 옆방에는 서예,작문,뜨게질, 외국어, 회화 등 여러 가지 취향에 맞게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집에서 혼자 있기보다는 여럿이 모여 노래도 하고 잡담도 나누며 공동체 생활을 하니 우울증도 없어지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노인복지 시설에 나오는 노인들은 걸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 된 분들 같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각지대에 놓인 가난 속에 병들고 홀로 사는 독거노인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사치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원래 4계절이 뚜렷한 농업국이요, 산이 70%가 넘는 산림국이요, 삼면이 바다인 살기 좋은 반도 국가이다. 사람의 본디고향은 흙이라고 했다. 흙과 더불어 살아야 건강하고 흙에서 나서 흙으로 간다는 성경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흙은 우리의 생명체를 지탱해 주는 식량보고의 원천이다. 외화를 많이 벌어들인 공산품인 헨드폰이나 고급자동차는 먹을 수가 없다. 오직 식물과 곡물을 먹어야만 우리 생명이 유지될 수가 있다. 인생이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로병사로 수명을 다하여 저 세상으로 가기 마련이다. 꽃과 흙을 사랑하는 바다를 막아 척박한 땅을 개척하여 우리보다 선진농업국이 된 네덜란드나 유럽에서는 치유(治癒) 농업이라고 하는 케어 팜(Care Farm)이라는 시설이 네덜란드에 1,100곳이 넘게 운영되어 연 간 2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노인돌봄서비스 대상자가 농장에서 치유,관광 등을 즐기며 정부와 지방단체에서 비용을 부담한다. 이미 50여 년 전 1950년대부터 시도하여 1990년대 후반까지 발전시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중해 반도국인 이탈리아는 농업에 고용을 결합한 사회적 농업형태로 발전 시켰다. 정상적인 취업을 못하는 노인과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을 농장에 고용하여 그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실행하고 있다. 꿩 먹고 알 먹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는 선진복지대책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2010년부터 ‘웰빙’열풍이 불어 깨끗하고 공해 없는 농산물을 먹어 건강을 도모하고 농촌체험을 통한 농업을 발전시키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널리 보급이 안 된 시험단계라고 보겠다. 경북 경산에 있는 ‘(주)뜨락원예치료센터’는 농촌체험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청소년 심리치료, 장애인재활치료, 주부 우울증치료,고령노인치매예방 등을 시도하고 있다. 또 한 충남 홍성의 ‘행복농장협동조합’은 전국 최초로 생산기반 치유농업을 시도하고 있다. 만성정신질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허브,쌈채소 등을 재배하는 농사체험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들에게 마을 행사에 참여시켜 자립을 위한 준비를 돕고 일부에게는 일자리도 제공해 준다. 그 외에도 산 좋고 공기 좋은 강원도가 2017년에 전국최초로 ‘치유농업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하였으며, 전북 순창군에서도 치유농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등 각 지자체에서도 관심도가 날로 높아 가는 편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경치 좋은 변산반도는 산과 바다와 산이 구비되어 있어 이 같은 치유농업을 시도해보면 적격이라고 본다. 우리 마을에 90세가 넘은 황노인이 있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 논밭으로 나가 일하며 이웃 농장에 나가 일당을 벌어 당신은 물론 손자들에게 용돈을 궁하지 않게 써주며, 90세 장수 기념으로 마을에 관광차 한 대를 내놓아 벚꽃놀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필자 역시 노욕을 버리고 복잡한 도심지를 벗어나 조상대대로 살던 고향 땅 텃밭을 일구고 싱싱한 농작물을 가꾸어 먹으니, 영육(靈肉)간 건강한 몸으로 부부 동반하여 오색단풍이 수놓은 이 같은 아름다운 계절에 변산에 오르니 신선이 된 기분이다. 사람 인(人)변에 뫼 산(山)이 결합한 사람이 산에 오르면 신선(神仙)이 된다는 신선선(仙)자의 풀이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이다.’ 라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말이 새삼 아름답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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