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신예작가초대전 ②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04/01 [09:47]

제29회 신예작가초대전 ②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04/01 [09:47]

 

 

제29회 신예작가초대전이 지난달 26일부터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8일까지 진행되는 신예작가초대전은 2020년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작가들의 미술계 데뷔전이다.

젊고 패기 있는 작품성을 각 대학이 보증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는 복솔비, 이가인, 정민수, 정혜린, 정혜윤, 조명상, 최미숙, 한나라, 한주연, 허예민, 홍채린, 황록휴 등 12명의 작가가 새롭게 선보인다.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세번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두번째는 정혜윤, 조명상, 최미숙, 한나라 작가다.

 

 

△정혜윤 '짜증나는 세상 짜증나는 인간 그건 바로 당신이야 그럼에도 사랑사랑사랑'

정혜윤의 기록은 아주 평의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진다.

그는 계속해서 물음을 던지며 답하고 고민한다.

그건 자신에 대한 물음이었다가 세상에 대한 물음 사회, 예술, 일상의 감정과 관계, 개인의 모든 영역들, 환경, 도시, 건축, 공간부터 내적이고 심리적인 상황, 이미지의 탐구이며 순수한 궁금증이다.

쓰고 답하기를 좋아했던 어린시절부터 예술가가 되기로 한 지금의 순간까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시절부터 고민의 시간이 길었던 정혜윤의 작업물은 늘 진지했으며 그의 확고한 세계관이 들어가 있었다.

그의 이번 작업은 그동안의 진행해왔던 작업방식이었던 미리 정해두고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작업의 형식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일어나고 일어났던 삶의 모든 상황들을 풀어나가는 다분히 과정지향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작업을 통해 그는 자신의 사회적 약점, 그리고 약자라 불리는 모든 소수의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했으며 그의 작업물 한곳에 쓰인 ‘사랑가지고는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사랑이 뭔지도 모르지만 사랑이 필요한 사회입니다’라는 글처럼 그의 사회에 대한 위로와 애정은 각별하다.

작업물에 바느질을 하는 이유 또한 바느질을 하는 사람의 손길에 담긴 애정과 각별함을 통해 새로운 것을 입히고 쓰인다는 의미로 사회에 구멍, 새롭게 덧입는 마음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바탕에 찍힌 색색의 점처럼 보이는 색들은 쿠사마야요이의 시대의 환각이라는 메시지를 따온 것으로 개인의 모든 이야기를 덮어버리려는 화려한 색들 사이로 존재하는 이야기, 그 이야기에 대한 물음을 남긴다.

△조명상 'RETRO'

레트로 감성의 본질은 익숙했던 것을 낯설게 하는데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오래전의 문화를 꺼내어 새롭게 재단장 함으로써 신비로움을 주는데 있다고 한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옛것을 재해석해 새로운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뉴트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으로 '복고주의', '복고풍'이라고도 불리는데 레트로 경향은 최근 들어 더욱 확장되면서 뉴트로, 힙트로, 빈트로 등의 새로운 개념도 등장했다.

뉴트로는 특히 국내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예술뿐만 아니라 매체, 공연, 제품, 공간, 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뉴트로는 레트로와는 달리 과거의 상징적인 특징들을 노스탤지어 감성으로 재현하기 보다는 경험해보지 못한 낯설음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중심으로 다채롭게 재해석되고 있다.

조명상은 대학 생활 동안 줄곧 아날로그적이고 복고스타일인 레트로 문화에 향수를 느끼고 반응하며 작업을 해왔다.

스스로 최첨단화된 세상에서 현실적인 감각을 받아들이는 시대에 살고 있고 현대인들 또한 하루가 다르게 급박하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본인과 같이 과거를 그리워하고 되돌아가고 싶은 갈망이 있음을 느끼게 됐다.

이러한 결핍은 조명상으로 하여금 과거의 기억을 또는 옛것을 찾아 보고 다시 재현해 재해석하는 표현의 즐거움을 주게 됐고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공감하며 더 나아가 한단계 진화해 최신유행으로 새롭게 느끼는 즐거움의 활동을 그림을 통해 하고 있다.

△최미숙 '조연에 조명하다'

‘주연(主演)’과 ‘조연(助演)’이란 단어는 주로 연극이나 영화에서 사용되는 말이며 요사이 흔히 사용하는 ‘인싸’와 ‘아싸’라고 불리기도 한다.

누구나 주목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에 찬사와 박수갈채를 보낼 때 묵묵히 그옆에서 주연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은 조연이다.

최미숙 작가는 많은 작가들이 소재로 사용해온 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일반적인 아름다움의 대상인 관상용 꽃이 아닌 채소의 꽃이라는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다.

채소의 꽃은 우리 관심밖에 있는 조연과 같고 그 꽃은 우리가 아는 채소라는 결실을 얻기위한 과정의 일부라는 특징이 있다.

작가는 이러한 소재를 화면 안에 배치할 때 꽃다발의 모습을 사용하며 그 꽃다발은 자연스럽게 동그란 원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원의 기본구조는 조화와 어울림, 순환, 영원을 의미하고 있다.

대지는 만물의 근원이며 그 대지에서 자란 식물이 결실을 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꽃을 통해 어머니이자 여인인 그러나 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여성의 모습을 반영하는 페미니즘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다.

최미숙 작가는“지치고 힘들 때면 땅이 그립고 식물을 찾게 된다. 자라고 무성해지고 꽃을 피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식물을 보면 어느덧 생기가 돋고 마음이 위안을 받는다”고 말한다.

△한나라 '힘들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새벽 2시'

작품 속의 그녀는 당당하다.

그녀는 자신이 위치한 공간을 다양한 색채로 응집한다.

동시에 그녀는 그다양한 색채를 보라색 계열의 이지적이고 차가운 색감으로 분산한다.

여기에 더해 노란색 계열의 정열적이고 따뜻한 색감을 통해 자신의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 다양한 색채와 색감의 어울림 속에서 작품의 평면공간은 오히려 복잡하고도 입체적인 느낌을 불러온다.

이로 인해 사물의 배치는 자유로워지고 그 자유로움은 개인적인 심리를 더욱 다채롭게 이해하는 매개로 작용하기도 한다.

작품이 지향하는 다양한 색채와 평면적 구성은 작품 속 그녀에게 정리되지 않은 세상의 여러 문제점과 아직은 정리할 수 없다는 인간의 복잡한 내면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방식으로 이해된다.

비늘무늬 바닥에 몇 권의 책과 향초 그리고 선인장은 여기에 긴장감을 더한다.

또한 소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스탠드와 시계 그리고 복잡한 꽃무늬 배경이 더해짐으로 해서 그녀만의 복잡한 심리는 더욱 자유롭게 표현된다.

특히 왼쪽 상단에 기울어져 있는 시계와 오른쪽 중심에 자리 잡은 기호적 상징은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동시에 작품 속 그녀가 경험하는 내면의 불안한 심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중요 오브제로 활용된다.

창은 인물과의 거리를 더욱 좁히는 역할을 함으로써 다양한 이야기가 중첩돼 있는 소란스러운 내부의 시간과 고요한 외부의 시간을 구분하는 경계를 형성한다.

구체적으로 새벽 두시를 가리키는 시계의 분침이 말해주듯, 창밖의 공간은 별빛과 달빛이 쏟아져 내림으로써 편안하고 아늑한 세상으로의 방향성을 갈급한다.

작품 속 그녀는 ‘힘들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새벽 2시’라는 작업 노트에서 “하루를 마치고 피로를 풀어내며 지친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나만의 사적인 공간, 이곳에서 우리는 힘들었던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생각에 잠기어 오롯이 나만의 세상에서 나와 마주해 자신에게 위로를 전달해 볼 수 있다. 또한 나만의 상처를 방 한구석에 꼭꼭 숨겨 놓기도 하고 내꿈을 보관해 들여다보며 다시 마음에 새기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라고 자신만의 고유한 공간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생각하며 위로하는 공간과 시간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라는 작은 소망을 통해 화면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시련과 아픔을 함께 공유하며 희망의 세계로 나가자는 사적 권유를 시도하기도 한다.

작품 속 그녀와 관객의 공감은 결과적으로 현실의 얼굴이 아닌 거대한 복숭아로 형상화된다.

예로부터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 양기가 강한 과일로 불로장생과 무릉도원의 이상향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인다.

본래 가지고 있던 개인의 얼굴 대신 전혀 어울리지 않은 복숭아를 배치함으로써 관객과 그녀가 새롭게 탄생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인행 기자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