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워킹그룹 해체론이 나오는 이유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08/24 [06:56]

한미워킹그룹 해체론이 나오는 이유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08/24 [06:56]

 

 

최근 여권 일각에서 한미워킹그룹(South Korea-US Working Group)‘해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워킹그룹은 20189월 남북 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 체결 직후 구성된 한미 간 대북 논의 창구다. 그동안 비핵화, 대북제재 등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남북이 합의한 사업들이 미국의 반대로 좌초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미워킹그룹은 한국과 미국이 남북관계의 진전과 대북제재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마련한 실무 협의체이다.

20181028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방한 당시,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한미 간 협의를 체계화·공식화 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만든 공조 협의체이다. 20181120일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가진 후 공식 출범했다.

이후 북미 고위급 회담 재추진, 향후 대북 협상 전략,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남,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의 일정 및 세부 논의에 대해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방한했다.

당분간 현상 유지를 원하는 미국과는 달리 남북관계의 복원과 교류 협력사업 추진 등 현상 타파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가 자못 결연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의 대북 행보에 대해 철저하게 발목을 잡으면서 아무 것도 못하게 했다.

미국이 지나치게 남북관계를 옥죄고 통제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갈수록 비등해지는 이유다. 국내 일각에서는 한미워킹그룹을 깨는 일이 결국 한미동맹을 깨는 것이라며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워킹그룹이 없어도 한미동맹은 절대로 깨지지 않는다는 점을 똑바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주한미군이 한국을 지켜주는 것처럼 착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6·25전쟁 직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에 있는 미군은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이권을 지키고 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주지 않아도 주한미군은 절대 철수 못한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그날부터 태평양은 중국의 바다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이 최전방 전초기지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중국을 겨냥한 사드(THAAD) 배치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미워킹그룹은 비핵화와 남북 협력, 대북제재 문제 등을 수시로 조율하는 실무협의체다. 미국은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하면서 북한을 불러냈다. 그러나 전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신감 때문에 북한이 자기 수단을 강화하도록 만들었다.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공전시키면서 남북 협력은 비핵화 협상과 연계했다. 결과적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막고 대북 제재 이행에 집중하는 기구로 변질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비핵화와 남북관계는 '느슨하고 유연한 연계'로 바꿀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북남 관계의 총파탄'을 경고하며 북한이 일련의 대남 강경 조치들을 취한 것도 한미워킹그룹 문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2018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 및 군사합의서에서 약속했던 주요 합의 사항을 남한 정부가 미국을 지나치게 의식해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게 북한의 불만이다.

실제로 미국은 평양선언에서 우선 추진 사업으로 명시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은 물론 사소한 남북 협력 사업들까지 일일이 '딴지'를 걸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 차원의 방북도, 인도적 차원의 타미플루 지원도 운반용 트럭이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동 조사도 미국과 제재 문제를 협의하느라 지연됐다. 한국 정부는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북한 개별 관광을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한미워킹그룹에서 다루는 게 낫다"며 견제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한미워킹그룹이 남북관계 개선에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한미워킹그룹의 정체성을 재검토하고 최소한 기능 조정을 해야 한다. 한미워킹그룹이 겉모양만 '수평적 협의체'이지 실제 운영 과정에선 '수직적 채널'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정복규(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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