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부패와의 전쟁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10/08 [08:59]

북한 부패와의 전쟁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10/08 [08:59]

 
북한은 지난 2018년 말부터 대대적으로 부정부패 단속에 나섰다.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면서‘걸리면 끝장’이란 위기의식이 고위 간부 사이에 번지고 있다. 김정은은‘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적 행위로까지 간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비리 혐의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집에 숨겨둔 거액의 달러가 발각될 경우엔 탈북하거나 해외로 망명하려 한 것으로 간주되는 등 처벌 수위도 높아졌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도 예외가 아니다.
중대한 비리나 부정부패 사건이 생기면 이를 철저히 파헤치고 관련 기관이나 개인으로 수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있었던 장성택 처형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에게‘국가전복음모’죄를 씌웠다. 그리고 군사재판 판결 당일 사형에 처했다. 그러면서 장성택이 수천억 원의 북한 돈을 남발했다고 말했다. 그밖에 460만 유로(59억원)를 해외 도박장 등에서 탕진했다고 구체적 비리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2017년 최용해가 책임자로 있던 조직지도부는 김원홍 보위상의 부패·월권행위를 조사해 낙마시켰다. 북한 최고의 공안기구인 국가보위성 국장급 인사는 부하 간부 2명과 함께 중국 랴오닝성 지역으로 탈북해 잠적했다.
북한에서 소장 계급인 보위성 국장은 평양에서 거액의 달러를 챙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역에서 활동하던 부하들이 비밀계좌로 비자금을 만들어 온 것이 보위성 검열에 적발된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행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은 보위성과 호위국 요원 등으로 짜인 체포 조를 동원해 추적에 나섰다.
김정은과 그 일가의 경호를 책임진 호위국 산하 < 연못무역회사 > 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및 축재 사건이 드러나기도 했다. 해외 판매 자금을 조작하고 외국 업체로부터의 리베이트, 간부 승진 특혜를 받았다.
자녀들의 해외 일자리를 봐주면서 챙긴 뇌물 등 규모가 2000만 달러(227억원)에 달했다. 북한 핵심층의 부정부패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노동당과 군부 핵심 간부나 산하 무역기관의 부정부패는 이미 오래 된 일이다.
북한 경제는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과 이어진‘고난의 행군’시기를 겪으면서 가파르게 추락했다. 그러면서 파벌이나 기관·기업소 간의 이권 다툼이 치열해졌다. 시멘트나 철근·중장비 같은 물품뿐 아니라 군부대의 전투 장비나 식량까지 빼돌리는 일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공장 가동률이 25% 수준을 밑도는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모두 생긴 일들이다. 원자재를 훔쳐 헐값에 넘기는 일은 물론 아예 공장 설비를 내다 파는 경우까지 생겼다. 특히 북한 사회의 뇌물 관행은 훨씬 전부터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북한에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직장을 결근하거나 중국 쪽으로 국경을 넘는 주민들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다니는 직장의 지배인이나 혹은 국경 경비병에게 돈이나 물품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편 김정일 집권 시절에는 비리나 부패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았다. 반면 김정은은 군부나 노동당이 외화벌이 사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이권을 챙기는 것을 오히려 용인했다.
고위층들이 장악하고 있는 돈줄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 무기 판매 대금 등을 챙겨 탈북한 사건이 발생해도 쉬쉬하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만성적인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먹이사슬은 노동당과 군부·내각은 물론 장마당에서 부를 축적한 신흥 자본가‘돈주’까지 엉켜 있다. 이런 형태의 먹이사슬은 하루아침에 끊어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해외 근로자들을 통한 외화벌이도 어려운 상황이다.
원자재 수입도 모두 차단됐다. 대북제재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을 결코 피해갈 수 없다. 비리 단속만을 강하게 밀고 갈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부정부패 단속이 제대로 먹혀들지는 불투명하다.
/정복규 (통일교육위원)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