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득사의(見得思義)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11/13 [05:09]

견득사의(見得思義)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11/13 [05:09]

 

 

강릉 오죽헌에 가면 이율곡(李栗1536-1584)의 휘호가 그의 동상 앞 돌비에 새겨져있다. 바로 견득사의 즉 ‘이득을 보거든 옳은 것을 생각하라’는 글귀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조선 중기의 유명한 여류문장가요 한국의 어머니상인 신사임당과 이원수 사이의 아들인 율곡은, 임진왜란을 예상한 듯 십만양병설을 주장한 정치가로 우리나라 오 천원 권 지폐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초상이 오 만원권 지폐의 도안에 쓰이면서, 모자가 모두 지폐 인물이 된 국민적인 존경의 대상이다. 그가 남긴 기록 중 그의 아버지 이원수에 관한 별다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부자유친이란 말이 어색할 정도다. 이원수 때만 해도 별 볼일 없는 집안으로, 처가의 가세가 훨씬 좋았던 신사임당과 결혼했는데 아내인 신사임당이 워낙 출중한 인물이었던 데다가 그 아들 이이까지 아버지의 능력을 한참 뛰어넘는 존재였으니 이원수 본인이 소외감을 느꼈을 법도 하다. 율곡은 붕당정치에서 서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통한다. 오랫동안 유학자의 면모만 부각되어 왔지만, 사실상 정치가로서도 그 영향력이 컸다. 물론 생전에 그의 서얼차별 완화 등의 개혁 정책은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사후 조선에서 거론된 수많은 정책과 개혁론은 그의 사상과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율곡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천재 중 하나로 책을 읽을 때 무려 10줄을 한 꺼 번에 읽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였다. 13세 때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29세까지 9번이나 장원급제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란 별명이 나붙었다. 그 시대의 일부 서적을 제외하면 전부 한자로 적혀 있어 그 당시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 조선 선비라도 한 번에 1줄을 읽는 것도 어려울 정도였다. 율곡은 조선의 대표적인 천재로 알려져, 서경덕(徐敬德1489~1546)의 사상 기일원론(氣一元論)의 신봉자로 기()를 세상 만물의 유일한 시원으로 보고, 그로부터 모든 사물현상의 발생과 발전을 설명한 철학을 내세운 대표적인 학자는 서경덕으로 부터 임성주, 최한기가 그 맥을 이었는데, 율곡은 23세에 독파한 그만의 독특한 유학 사상을 완전히 바꿔놨던 뛰어난 재능을 감히 누가 따라올 자가 없는 독보적인 학자였다. 여기서 율곡에 관한 얘기는 이쯤 접어두고 ‘견득사의’에 관한 시대적인 교훈으로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를 탐하다가 늘그막에 17년이란 옥살이를 자초한 어리석은 자를 생각 해 본다. 사건의 전모를 볼 것 같으면 17대 대선 당시 MB 대통령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였는데도 김경준이란 이에게 뒤집어 씌워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한 것이다. 최근에 MB의 확정판결이 나자 BBK 사건 김경준씨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씨는 검찰에서 주가혐의 등에 관해 조사를 받을 당시 BBK와 다스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검찰에 수차례 주장했고, 그에 관한 증거자료를 제출했으나 완전히 묵살됐다. 당시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관한 진술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출한 자료만 갖고도 검찰은 다스의 주인이 누구인지와 BBK 사건의 핵심 주동자가 누구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외면했다며, 결국에는 거짓말쟁이로 몰려 피눈물 나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8년간 옥살이까지 했다고 적었다. 또한 그는 ‘그때는 틀리고 현재는 맞다.’ 는 정치검찰의 왜곡된 행태에 대한 진실규명이 없다며 당시 검찰의 부끄러운 모습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할 수 있는 본인은 전 정부 시절 내려진 조치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BK 사건을 수사 담당자였던 김기동 전 검사장과 정호영 전 특별검사를 지목하며 당시 검찰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대에 올려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부패한 권력을 살리기 위해 한 개인의 인격을 완전히 파멸시킨 검찰이 대한민국에서 역사의 법정에 선다면 어떠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증언대에 서겠다고 했다. 김씨는 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인해 지난 2009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추징금 100억 원이 확정됐다. 2017년 만기 출소한 그는 강제퇴거 명령을 받고 국적지인 미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검찰은 정권이 교체되자 늦게나마 재수사를 벌여 관련 사건으로 이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대법원은 지난 29일 횡령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7년형을 확정 판결, 수감하여 실추된 사법부의 양심이 되 살아났다. MB은 대통령 후보당시 자녀위장취업과 기사까지 탈세를 한 치사함과 국민대다수가 하지 말라는 대운보사업을 이름만 바꿔 4대강 사업이라며 무려32조를 강바닥에 뿌려 부실사업 등 국가경제를 나락으로 빠지게 한 더러운 이를 탐한 자다. BBK와 다스 실소유자로 중대한 경제사범으로 주가조작과 뇌물수수가 만 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참회는커녕 ‘진실은 규명 될 것이다’라는 헛소리와 남의눈에 피눈물을 나게 한 MB은 그 업보를 톡톡히 되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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