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기회의 삼각지대를 주목하라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0/09/16 [07:12]

북-중-러 기회의 삼각지대를 주목하라

새만금일보 | 입력 : 2020/09/16 [07:12]

 

 북한의 접경 지역인 중국 훈춘, 그리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주목받고 있다. 훈춘은 북한·중국·러시아의 삼각지대에 있다. 특히 중국의 동쪽 끝에 있는 국경도시다. 인구는 약 30만 명으로 아직은 소도시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훈춘 거리에는 한국어·중국어·러시아어 등 세 나라 언어를 병기한 간판들이 걸려 있다. 훈춘 정부에서 3개 국어 병기를 법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거리에서는 러시아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연간 30만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곳은 현재 외국인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 중앙 정부는 중국·러시아·북한이 맞닿은 국경도시라는 훈춘의 지리적 이점을 간파했다.


 그래서 훈춘을 동북아 관광과 물류의 중심지로 키우는 데 앞장섰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변두리로 취급받던 훈춘 등 동북 변방 지역을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프로젝트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전략의 일환이다.
 일대일로는‘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뜻하는‘일대’와‘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뜻하는‘일로’의 합성어이다. 중국에서 유럽을 잇는 경제벨트에서 일대는 육로이고, 일로는 바닷길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훈춘을 해상 물류 도시로 키우기 위해 본격 나섰다. 2015년에 훈춘 국제 합작 시범구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개방과 투자 유치 정책을 펴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 때문에 중국 땅의 오른쪽 끝에 있는 훈춘은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훈춘에서는 중국 내륙으로 가는 일대일로의‘일대(一帶)’에 해당되는 육로가 뚫리고 있다.‘부를 만들고 싶으면 길을 뚫어라’라는 중국 속담처럼 육로 개척이 한창이다. 지난 2015년에는 훈춘에서 장춘을 잇는 고속철도가 개통됐다.
 시속 250킬로미터로 달리는 고속철도를 타면 베이징까지 9시간 걸린다. 기존의 시간을 3분의 1로 단축한 것이다. 일대일로에서 일로(一路), 즉 훈춘에서 나아가는 바닷길도 주목된다. 차항출해(次港出海), 즉 내륙 지방인 훈춘에서 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가기 위해 태평양과 이어주는 출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북·중·러 삼각지대의 또 다른 축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이다. 인구 70만 명의 이 변방 도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눈에 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16년 블라디보스토크를 첫 번째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했다. 
 
 그 뒤 투자자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등 세계적 자유 무역지대로 키우고 있다. 특별경제구역 블라디보스토크의 꿈은 원대하다. 지금 러시아 중앙 정부의 관심 지역은 모스크바가 결코 아니다. 극동 지방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대륙 횡단 철도의 출발점이자,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이 해안 도시블라디보스토크가 새롭게 부를 창출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중국 훈춘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접경 지역은 북한의 나진-선봉 지역, 즉 나선시이다.


 나선시는 1970~1980년대 중국과 비슷한 모습이다. 시장을 이용하는 이른바‘장마당’세대가 거리를 활보한다. 자본주의의 물결이 나선시를 바꿔놓고 있다. 북한의 개방을 상징하는 도시가 바로 나선시이다. 그러나 나진항 부두를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차지한 모습이다.


 구한말 열강들이 한반도의 철도와 항구를 놓고 다투던 때와 흡사하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북·중·러 접경 지역이 향후 20년 안에 세계 경제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한국이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6년 러시아 정부는 일본 정부에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일본 홋카이도까지 연결할 것을 제안했다. 짐 로저스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가 직접 연결되면 한반도는 고립무원(孤立無援)의 땅이 되고 말 것이다.


/정복규 (통일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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