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꽃받침 같아서

새만금일보 | 기사입력 2024/04/29 [06:45]

어둠은 꽃받침 같아서

새만금일보 | 입력 : 2024/04/29 [06:45]

 

-말만 할 줄 알면 시를 쓸 수 있다-

〚시꽃피다조선의 詩人의 詩 감상〛

 

 

어둠은 꽃받침 같아서

 

하호인

시린 낮을 징검다리 밟듯
깨금발로 건너온 저녁

두텁고 치밀한 목화솜 같은
몽글몽글한 어둠 속에서
밤이면 몰래몰래 스웨터를 떴지

굵은 코바늘로 실뜨기한 십자무늬 속에
감추어 둔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언어들
포근한 이불 속에서도 따끔거렸지

이불 한 자락 살며시 들추고
찾아낸 대못 같은 가시버릴까 말까 망설이다
눈 감고 가만히 던져버렸지

어둠은 그저 봉오리 보듬은 꽃받침 같아서
못 이기는 척남겨진 귀를 열듯
아주 조금씩 문을 열어주고 말지

어둠이 슬그머니 경계를 푸는 이런 밤이면

명주실 같은 실금을 내며 다가온 언어로
꽃받침 톡톡 터지는 밤을 보듬지

 

 

 

 

 

 

 

 

하호인 시에 등단. (시집 이 비 그치고 햇살 돋으면)

 

詩 감상

시인은 어둠을 깊이 성찰하고 고요히 귀 기울인다어두워짐으로써 더 풍성해지는 사유의 꽃을 발견하고 그것을 언어로 배열한다꽃은 빛을 쫓아 피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이 시인은 역설적이게도 보이지 않는 칠흑의 어둠에 마음이 가 닿는다심층적 투시를 통해 역동적 화법을 구사한다자기 성찰을 무기로 섬세하고 지성적인 태도를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언어와 사유를 적절하게 조화시켜서 고요한 리듬을 타고 있다굵은 코바늘로 실뜨기한 십자무늬 속에 감추어 둔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언어들 포근한 이불 속에서도 따끔거렸지’ 이처럼 자기 표현과 서정이 시를 구축한다시는 자신의 주관적 경험을 중시하며 충만한 진행형으로 발화해가는 자기동일성에 충실한 한 편의 수작을 읽는다.

 

 

 

 

조선의 시인 

 

농민신문신춘문예 당선송순문학상신석정촛불문학상거제문학상안정복문학대상치유문학 대상시사불교신춘문예 당선 등 다수

시집 담양인향만리 죽향만리 등 9

강의 광주 5.18교육관시꽃피다 전주담양문화원서울 등 시창작 강의  

시창작교재 생명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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