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할 줄 알면 시를 쓸 수 있다- 〚시꽃피다, 조선의 詩人의 詩 감상〛
빈 의자
김은수
누구라도 가리지 않는다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두 팔 벌리고 기다린다
살며시 내려앉은 나뭇잎도 한나절 쉬어가는 자리
땅거미 지고 나면 달빛이 내려와 앉아 쓸쓸한 빈 가슴 채운다
이슬처럼 축축한 적막을 끌어안는 의자 나는 손으로 가만히 다가가 만져본다
다시 찾아온 아침이면 환하게 피어나는 햇살을 포근하게 앉혀주는 너
뼈가 닳고 살이 마르도록 은근히 비어 있는 자리 나는 의자가 어머니로 보일 때가 많다
김은수 ; 시꽃피다 회원
------------------------------------------
詩 감상 시인이 마주친 빈 의자에 대한 탐색과 질문은 더 많은 의미를 창출한다. 의자에게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진정성에 한층 다가간다. 시인은 오랫동안 빈 의자에 대한 관념적 추상을 시적으로 표출하기 위하여 많은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땅거미 지고 나면 달빛이 내려와 앉아 쓸쓸한 빈 가슴 채운다’ 실재한 형상을 통해 대상화된 이미지가 또 다른 의지로의 변주를 이어간다. 빈 의자는 인간의 곡절 많은 삶과 녹록지 않은 것을 인생살이로 표현하고 어머니와의 환류에 성공한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누구라도 와서 앉아 쉬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고생하는 의자를 쉬게 하려는 시인의 배려가 돋보인다.
조선의 시인
농민신문신춘문예 당선, 송순문학상, 신석정촛불문학상, 거제문학상, 안정복문학대상, 치유문학 대상, 시사불교신춘문예 당선 등 다수 시집 : 담양, 인향만리 죽향만리 등 9권 강의 : 광주 5.18교육관, 시꽃피다 전주, 담양문화원, 서울 등 시창작 강의 시창작교재 : 생명의 시
<저작권자 ⓒ 새만금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